
시장 세분화를 적고 나니 바로 막히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진짜 사람에게 확인해보면 뭐라고 답할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1차 시장조사는 잠재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해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는 활동이고, 시장세분화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야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정답 하나를 찾는 일이 아니라, 가설을 세우고 깨뜨리고 다시 고치는 데 필요한 통찰을 계속 얻는 일에 가깝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저도 이 부분을 읽고 나니 예전에 제가 놓쳤던 것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그때는 서비스 구조를 먼저 상상했지, 실제로 화장품을 사는 사람이 어떤 흐름으로 보고, 비교하고, 망설이고, 결정하는지는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작은 방식이지만, 제가 접근 가능한 사람부터 먼저 붙잡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쪽으로 시작해봤습니다.
왜 1차 시장조사부터 해야 하는가
스마트업 바이블의 1차 시장조사는 창업 아이디어를 확정한 뒤에 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 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합니다.
시장세분화 조사표를 채우는 데도 필요하고, 이후 단계에서 어떤 가설을 검증할지 정하는 데도 계속 입력값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과정은 한 번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낸 뒤에도 멈추면 안 되는 핵심 역량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해한 1차 시장조사는 “내 아이디어를 칭찬받는 자리”가 아니라 “고객의 실제 행동과 판단 기준을 내 생각보다 먼저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스마트업 바이블에서 제시하고 있는 1차 시장조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첫 조사를 시작했는지부터 적어보려 합니다.
제가 해본 첫 간접 인터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부터 낯선 사람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성격상 밖에서 바로 사람을 붙잡고 질문하는 방식은 부담이였습니다. 애초에 사람들이 갑작스런 질문에 눈길조차 주지도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 "도를 아십니까?"와 무분별한 매너없는 갑작스런 길 묻기 등 때문인거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도한 방법은 여자친구를 상대로 한 간접 인터뷰였습니다.
물론 “지금부터 인터뷰 시작할게”처럼 공식적으로 하지는 않았고, 자연스럽게 올리브영에 함께 들렀을 때 제가 미리 생각해둔 질문을 대화 속에 조금씩 섞어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이 방식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스타트업 바이블에서도 가족이나 친구처럼 사회적 관계가 있는 대상은 솔직한 답변 대신 관계를 지키는 방향으로 말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번 인터뷰는 “확정 결론”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의 구매 흐름을 처음 관찰해본 출발점 정도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 시도가 무의미하진 않았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는 화장품을 그냥 파는 쇼핑몰이 아니라, 리뷰와 반응, 그리고 보상 구조를 함께 묶는 아이디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서비스라면 실제 사용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무엇을 보고, 언제 바로 사지 않고, 어떤 순간에 다시 온라인 리뷰를 찾는지를 듣는 것만으로도 꽤 중요한 단서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질문과 답변 정리
| 번호 | 질문 | 답변 요약 |
|---|---|---|
| 1 | 평소에 오프라인 매장은 얼마나 자주 가는지? | 일주일에 3번 정도 간다. |
| 2 | 오프라인 매장을 올 때 기준이 있는지? | 딱 정해진 기준은 없다. 기분에 따라 가기도 하고, 유튜브나 SNS에서 화장을 예쁘게 한 사람을 보면 비슷한 제품을 찾아본다. |
| 3 |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바로 사는지? | 바로 사지 않는다. 비슷한 제품, 가격, 사용자 후기, 그리고 날씨나 계절까지 같이 본다. |
| 4 |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인터넷 리뷰나 실사용기를 찾아보는지? | 그냥 구경하러 갈 때도 있지만, 보통은 미디어에서 먼저 보고 그 제품을 실제로 테스트해보려고 오프라인 매장에 온다. |
| 5 |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면 주로 무엇을 보는지? | 방문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봄·가을에는 색조 화장품, 여름·겨울에는 피부 컨디셔닝과 건조함 개선 쪽을 본다. |
질문 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제가 처음 생각했던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면 바로 사고 끝나는 흐름”과는 꽤 다른 실제 구매 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읽힌 신호
첫째, 오프라인 매장은 구매 종착점이라기보다 검증 장소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마음에 들면 구매가 일어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답변은 반대였습니다.
유튜브나 SNS에서 먼저 보고, 오프라인에서는 실물과 테스트를 확인하고, 다시 가격과 후기까지 비교하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흐름이었습니다.
즉 고객은 이미 온라인 정보와 오프라인 체험을 섞어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둘째, 계절과 상황이 생각보다 크게 작동했습니다.
봄·가을에는 색조, 여름·겨울에는 피부 컨디셔닝처럼 필요가 달라진다는 답변은, 단순히 “여성 화장품 시장”이 아니라 계절과 문제 중심으로도 세분화가 가능하다는 신호였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상품 구성과 리뷰 분류 체계를 짤 때 꽤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후기와 실사용 경험은 여전히 강한 구매 보조 장치였습니다.
이전 시장세분화 글에서도 이미 고객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SNS 광고 등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며 구매를 비교한다는 가설을 세워두셨는데, 이번 간접 인터뷰는 그 가설을 아주 작은 수준에서 다시 확인해준 셈이었습니다.
다만 동시에 조심할 점도 보였습니다.
이런 해석은 한 사람의 답변에 기댄 것이기 때문에 아직 시장의 결론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결과는 “맞았다”가 아니라 “다음 인터뷰에서 확인할 가설이 생겼다” 정도로 다뤄야 한다고 봅니다.
책 내용과 보완한 점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건, 제가 처음 만든 질문들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더 경험 중심으로 바뀌면 훨씬 좋아질 수 있겠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공된 파일에서도 양적 조사보다 질적 조사부터 하고, 열린 질문으로 구체적 사례를 끌어내라고 설명합니다.
| 기존 질문 | 다음 인터뷰에서 더 좋게 바꿔볼 질문 |
|---|---|
| 오프라인 매장은 얼마나 자주 가는지? | 마지막으로 올리브영에 간 날을 떠올려보면, 왜 갔고 무엇을 사려고 했는지 순서대로 말해줄 수 있는지? |
| 바로 사는지? | 마음에 든 제품이 있었는데 바로 안 산 적이 있다면, 그때 무엇이 망설이게 했는지? |
| 리뷰를 찾아보는지? | 보통 어디에서 리뷰를 보고, 어떤 리뷰는 믿고 어떤 리뷰는 넘기는지? |
| 방문 시 주로 무엇을 보는지? | 계절이나 일정이 바뀌면 어떤 제품군부터 찾게 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
잠재고객 인터뷰 외에 보완할 조사 방식도 보입니다.
제공된 파일은 고객 인터뷰뿐 아니라 관찰 연구,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기, 사용자 테스트, FGI 같은 방법도 언급합니다.
즉 화장품 시장이라면 단순히 “뭘 사세요?”라고 묻는 것보다, 실제로 매장에서 어떤 진열대를 먼저 보고, 휴대폰으로 무엇을 검색하고, 테스트 후 어떤 표정을 짓는지 관찰하는 쪽이 더 강한 단서를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 장에서 특히 남기고 싶은 근거는 이것입니다.
첫 인터뷰는 가까운 사람과의 간접 대화였기 때문에 분명 편향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1차 시장조사는 원래 한 번에 정답을 뽑는 과정이 아니라, 작은 질적 조사에서 가설을 만들고 이후 인터뷰·관찰·양적 확인으로 점점 다듬어 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도는 부족했지만 잘못된 시작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지금 단계에서는 “작게라도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다음 1차 시장조사 계획
이제 다음 단계는 더 넓히는 일입니다.
적어주신 것처럼 직장 내 여성 직원분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해보는 방향은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같은 질문을 그대로 반복하기보다, 인터뷰 가이드를 조금 손봐서 경험 회상형 질문으로 바꾸고, 최소 5명 이상에게 비슷한 틀로 물어보면 비교가 쉬워질 것 같습니다.
- 직장 내 여성 직원 5명 안팎에게 10~15분 짧은 인터뷰를 요청한다.
- 질문은 빈도보다 “마지막 구매 경험” 중심으로 바꾼다.
- 가능하면 올리브영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관찰 메모를 남긴다.
- 인터뷰 뒤에는 공통으로 나온 망설임, 비교 기준, 리뷰 채널을 분류한다.
- 그 결과를 바탕으로 리뷰 보상형 쇼핑몰이 정말 먹히는지 다음 가설을 세운다.
예전의 저는 아이디어가 좋으면 사람들이 따라올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창업 초반에는 아이디어보다 고객의 실제 움직임을 먼저 봐야 합니다.
이번 1차 시장조사는 아주 작은 출발이었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히 보였습니다.
고객은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있었고, 제가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도 결국 그 흐름 한가운데 들어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바이블의 1차 시장조사 장은 저에게 “밖에 나가 직접 물어보라”는 말로만 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 머릿속 서비스가 아니라 고객의 실제 구매 흐름을 먼저 붙잡아라”라는 말로 더 크게 남았습니다.
이번에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덜 유도하는 질문을 만들고, 실제 관찰까지 붙여보려고 합니다.
그게 제가 예전과 다르게 창업을 다시 시작하는 방식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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